신당 금돼지식당
6회째 미쉐린 가이드로 선정되었다는 곳, 방송에서도 여러 번 노출된 식당, 서울 3대 삼겹살집 등등 어마어마한 수식어들을 달고 있던 금돼지식당. 작년부터 오빠가 가보자 가볼까 했는데 웨이팅이 심하다는 후기를 보고 계속 엄두를 못 내고 있다가 건강검진 받는 평일 점심에 몸보신하자는 생각으로 방문했다.
J보다는 P에 가까운 우리 성격상 어플로 미리 예약하는 것은 맞지 않아.
일단 그날 아침 일찍 건강검진 끝내고 신당역으로 향했다.
가게 영업은 11시 30분 시작이지만 워크인 예약은 10시에 오픈된다고 들었는데 약수역 도착하니까 거의 10시.
오빠는 다른 곳에서 건강검진을 받는 거라 먼저 도착한 내가 사전답사 겸 예약하러 다녀왔다.



10시 10분쯤 가게 앞 도착했는데 앞에 7팀이 예약되있는거 보니 정말 쉽지 않는 곳이구나 싶었다.
얼마나 맛있길래... 라는 생각에 이 때부터 기대감 뿜뿜.
그래도 8번째라면 오픈하고 첫 타임때 같이 들어갈 수 있을거라는 희망이 있었다.
이렇게 예약이 많은 곳, 그 중에서도 메뉴가 고기인 곳은 첫 타임 놓치면 손님들 한 바퀴 돌 때까지 꽤 오래 기다려야 하니 예약 놓쳤을 걸 생각만해도 아찔하다. 일찍 미리 한 번 가보길 잘했군!
오빠한테 카톡으로 이 기쁜 소식을 알리고 근처 스타벅스에서 오빠 올 때까지, 그리고 11시 30분까지 기다렸다.

11시 30분쯤 카톡으로 입장 알림이 왔고 2층으로 자리 안내받았다.
1층은 일반 고기집처럼 4인 테이블이 있는 평범한 구조였는데 2층은 가운데를 중심으로 바(다찌) 형식으로 되어 있어서 좀더 특별한 느낌을 받았다. 3층은 한쪽 창문이 통창으로 되어 있어서 또 다른 분위기라고 하는데 올라가보지는 않았다.
2층으로 안내 받은 것 완전 만족!! 가운데에서 직원 분이 돌아가면서 구워주시는데 어수선하지 않고 깔끔한 동선에 마음이 편했다.




메뉴는 고기와 김치찌개가 끝이다. (고기에 냉면이 필수였던 나에게는 조금 속상한 메뉴구성 😥)
한정판매라는 등목살도 먹고 싶고, 갈빗대에 붙어있는 본삼겹도 먹고 싶어 등목살 1인분, 본삼겹 2인분, 그리고 여기서 꼭 먹어야 한다는 통돼지김치찌개까지 주문했다.
원래 고기는 사람 수 × 2배로 시키는 거 아니었나 !!
바질 쌈도 사람들이 많이 시키던데 5천원에 생바질을 주는 것 같아 우리는 패스했다.


기본 찬은 고깃집 상차림이다.
쌈채소, 쌈장, 멜젓, 그리고 개인 상차림으로 찍어먹는 파채소스, 장아찌, 그리고 소금.
고기집 갈 때마다 드는 생각이지만, 고기집에서는 정말 고기만 맛있으면 된다.
사이드 메뉴가 아무리 화려해도 고기가 맛 없으면 그것은 꽝.
여기 금돼지식당 역시 고기의 맛을 끌어내줄 재료들로만 구성되어 있다.


그리고 주문한 돼지고기와 김치찌개가 나왔다. 고기는 정육식당처럼 그램수 딱 재서 나온다.
요즘 눈속임 하는 가게들도 많다고 하던데, 눈으로 그램수를 보니 믿음이 간다.
대파, 마늘, 그리고 호일에 쌓여있는 건 새송이버섯.
김치찌개는 불판 옆에 있는 부르스타에서 바로 끓이기 시작한다. 언뜻 봐도 고기도 넉넉해보이고 국물도 진해보인다.

구워주시는동안 구경하는 것도 쏠쏠한 재미이다. 우리가 갔을 때는 일본인 관광객이 대부분이었다.
ㄷ자 모양의 바에서 순서대로 돌아가면서 구워주시는데 직접 집게 잡을 일이 없어서 너무 편했다.
벽에 붙어있는 원산지가 보였는데, 두부와 고춧가루가 미국산, 중국산인게 조금 아쉽.
두부와 고춧가루 모두 아마 김치찌개에 들어가는 재료이겠지. 다른 메뉴에서는 고춧가루나 두부가 나오는 곳이 없었다.




불판에 돼지 비계로 기름칠을 샥- 하고 나서 마늘, 대파, 버섯, 그리고 본삼겹부터 구워주신다.
뼈는 따로 분리해서 나중에 바짝 구운 뒤 뼈에 붙어있는 살까지 야무지게 손질해주신다.
그리고 삼겹살 어느 정도 먹고 나면 등목살까지 구워주셨다.
배에 기름칠 하기를 좋아하는 내 취향은 그래도 삼겹살 🙃



김치찌개도 바글바글 끓고 나니 공기밥이 아쉬워서 오빠와 공기밥 하나(1,000원) 시켜서 나눠먹었다.
다른 분들은 김치찌개에 라면사리(3,000원)를 넣어서 드시던데, 라면사리 3천원이 너무 비싸.....ㄴ..느낌..이라 우리는 공기밥만 먹었다.
먹다가 직원 분께서 바질쌈도 먹어보라고 몇 장 주셨는데 왜 바질쌈에 곁들여 먹는지 이해가 갔다.
바질이 이렇게 맛있는 잎이었나, 내가 이렇게 큰 바질잎에 고기를 싸서 먹어본적이 있던가.
고기 3인분에 김치찌개까지 야무지게 먹고 나왔다. 술을 먹을 수 있었다면, 소주가 술술 들어갈 법한 김치찌개였다.
고기 퀄리티도 좋고, 제일 좋았던 건 손 하나 까딱 안해도 되는 서비스 😎
요즘 돼지고기 식당들도 상향평준화되어 '다음에 이렇게 웨이팅해서 먹을텐가'라고 물어보면 머뭇거릴 것 같은데....
한 번 쯤 와볼만 한, 맛있었던, 만족스러운 식당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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