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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깥세상 구경하기/국내여행

판교 호텔 호캉스, 그래비티

by 잉슈슈 2023. 9.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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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후 맞이하는 우리의 첫 생일, 생일이 딱 2일 차이인 우리는 연애가 길어지면서 어느 순간부터 생일선물을 패스하고 함께 추억할 수 있는 하루를 보내기 시작했다.

둘다 딱히 무얼 갖고 싶지도 않고 딱히 뭘 필요로 하지도 않았으니 서로 선물 고르기라 힘들었을거라며 없애버린 선물 전달식.

올해는 오빠 찬스로 오빠 회사에서 제공해준 호텔 숙박 기회, 여름 휴가도 못 갔는데 조금 늦은 시기에  호캉스를 가게 되었다.
시기가 언제인게 뭐가 중하리. 오빠랑 오랜만에 밖에서 보내는 외박이 얼마만이야 😍 항상 감동을 주는 오라버니 : ) 

오빠 회사에서 매년 한 번씩 나오는 숙박권은 항상 새로운 데를 가보려고 하는데, 이번에는 판교 그래비티로 당첨! 
판교라는 동네가 딱히 엄청 관광을 하는 곳은 아니지만, 평소 기업들에 대해 관심이 많은 우리들에게는 꽤 즐겁고 흥미로운 놀이터였다.
건물에 붙어있는 회사의 로고들을 구경하며, 여기는 어디 저기는 어디 이러한 기업 저런 기업 쫑알거리고 몰랐던 기업은 또 찾아보면서 산책하다보면 시간이 순삭된다. 특히 오빠가 알고 있는 기업들 이야기를 듣다보면 세상 사는 얘기들이 참 재밌다.


퇴근하고 달려온 판교, 아직 해가 꽤 긴 편이라 밝을 때 도착했다.
4성급의 호텔, 겉으로 보기에도 웅장하고 고급스러워 보인다. 
판교 기업에 비즈니스차 온 외국인들이 많이 애용하고 있는 듯, 외국인이 꽤 많이 보였다. 

꽤나 어두운 복도에 보름달처럼 떠있는 방번호, 사진상으로는 엄청 어두워보이지만 그렇게 어둡지 않은데 (.. )
문 열고 들어가보니 호화로운 느낌은 아니지만 아담하고 정갈한 방이 반기고 있었다.
톤다운된 블루 계열의 방이 햇빛에 살짝 비치니 유럽 느낌도 살짝 나는 것이, 멀리 여행을 떠난 건 아니지만 여행온 것 같은 설렘  

뽀송뽀송하면서 두툼한 호텔가운은 참 매력적이다. 집에서는 관리할 자신이 없어서 도전하지 못하지만 꼭 요렇게 호텔에서 자게 되면 입고 싶어지는 톡톡한 호텔가운. 이번에도 이틀 내내 애용했다. 

보통 비즈니스 호텔은 티비도 작던데 여기는 나름 큰 티비, 넷플릭스도 된다구 ! 
따로 로그인은 안 되어있어서 넷플릭스 구독이 되어있다면 본인 계정을 로그인해서 보면 된다.
옆에 ㄱ자 쇼파는 자주 쓰지는 않았지만, 덕분에 마지막 날 저녁 오빠랑 와인 한 잔 편하게 할 수 있었다. 
업무차 왔다면 보통 호텔에서의 딱딱하고 불편한 책상과 의자가 아닌 쇼파에서 좀더 편하게 간단한 업무를 볼 수 있을 것 같다. 

창문을 열면 건너편 회사가 보여서 객실 안에도 보이는 건 아닐까 걱정되기도 했지만, 또 이런 큰 빌딩들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시티뷰도 흔치 않아서 불 잘 꺼놓고 가운 잘 챙겨입고 바깥을 구경하는 것도 또 다른 재미였다.
평일에 휴가쓰고 놀러온거라 판교 직장인들이 바삐 출퇴근하는 모습을 바라보면서 이 동네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
회사들과 아파트가 적당히 섞여있는 판교는 주거지역이라고 하기에는 북적북적하고, 강남 역삼보다는 좀 더 사람 사는 여유가 보이는 신기한 분위기였다. 회사와 집이 모두 판교에 있다면 딱히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지 않아도 풍족한 생활을 누릴 수 있을만큼 모든 걸 다 갖추고 있는, 참 살기 좋은 곳. 집값 비싼 이유가 있구나 !  요즘 신도시들이 점점 이런 분위기던데 : 0 


레스토랑은 총 세 군데가 있었는데, 우리는 조식으로 2층에 있는 앤디쉬만 이용해보았다. 사실 조식도 생각했던 가격보다 더 비싸서 2일 지내면서 딱 하루만.... 1인 48,000원의 조식. 음식은 굉장히 잘나온다. 밑에서 다시 사진과 함께 기록할 예정!
1층에 있는 제로비티에서는 양식, 19층에 있는 호무랑에서는 일식 스시 오마카세를 맛볼 수 있다. 물론 호텔 레스토랑인 만큼 가격은 어느정도 각오하고 가야한다. 나에게는 아직 사악한 손 떨리는 가격 😭

투숙객에게 제공되는 물과 간단한 티, 그리고 요즘에는 흔히 볼 수 있는 캡슐커피.
작게 음료 정도 넣어 놓을 수 있는 냉장고도 있었는데, 우리는 2박 투숙이라고 주신 웰컴 와인을 넣어 두었다.
와인이든 사케든 술은 무조건 시원해야 된다고 생각하는 촌시러운 입맛이다. 

화장실 구조가 특이했는데 사진으로는 딱히 보여줄 수가 없었다. 
세면대는 화장실 바깥쪽에 외투 걸어놓을 수 있는 옆에 위치해있고 그 뒷편에 샤워 공간이 작게 마련되어 있었다.
이렇게 작은 샤워실은 좀 답답하긴 하지만, 뜨거운 물로 샤워할 때 금방 수증기가 차서 사우나에 온 듯한 개운함을 맛볼 수 있는 장점도 있다. (세상 긍정적인 사람인가 하하하)
화장실은 방에 들어오자마자 오른편에 따로 마련되어 있다. 샤워부스와 따로 분리되어 있어 오빠랑 이용할 때 눈치보지 않고 화장실을 이용할 수 있는 나에게는 아주아주아주 큰 장점이다. 또 하나 기억나는게 화장실의 층고와 장판으로 된 바닥.
화장실 층고가 높은 것이 기분탓이었나.... 그리고 보통 화장실은 타일이 당연한 건데, 여기는 씻을 수 있는 샤워 부스가 따로 있다보니 바닥이 장판인 신기한 경험. 
어매니티는 따로 리셉션에서 구매해야 하는데, 우리는 일회용 칫솔 안쓰고 싶어서 근처 이마트에서 따로 구매했다.
그래도 면봉이나 비누, 샴푸 등은 모텔에서 보던 그 형식으로 구비되어 있다. 

침대 양쪽으로 콘센트도 마련되어 있어 둘이 왔을 때도 각자 충전할 수 있는 구조였고, 서랍을 열어보니 성경책이 🙃
이것 저것 세심하게 신경쓴 게 느껴진다. 
 

엘레베이터에서 스캔한 호텔의 구조. 
19층, 2층은 한 층을 레스토랑으로 이용하고 있었고, 3층과 4층은 헬스장과 수영장, 그리고 셀프 세탁이 가능한 세탁실이 있었다. 지하 1층은 가볼 용기도 나지 않았던 회의장이 있었다. 
그래비티는 수영장이 유명하다던데 10년이 넘게 수영 따위 해본적 없는 나에게는 관심 밖의 일이었다.
판교 놀러와서 과식을 한 탓에 헬스장은 이용해보았는데, 만족도 최고 ! 
1층에는 양식 파는 라운지 바, 제로비티가 있고 비즈니스 코너라고 하지만 리셉션 옆에 있는 쇼파와 컴퓨터가 있는 작은 라운지 공간이다. 

내가 볼 수 있었던 1층의 구조는 요 정도.
리셉션은 한 쪽 구석에 작게 있어도 단정하고 정돈된 모습에 마음이 편안 😄
그 옆에 왼쪽에 살짝 보이는  의자가 그 비즈니스 코너를 말하는 것 같았다.
오른쪽 사진이 제로비티. 딱 봐도 비싸보이는 것 같은 느낌.
저 회전문으로 들어오면 디지털아트스크린에서 몽환적인 이미지들이 나와 첫 시선을 끌게 된다.
저 나선형 계단이 어디로 연결되어 있는지는 모르지만, 리셉션 데스크를 가리는 계단 때문에 조금 답답해 보이지 않나 .. 하는 디자인과 건축에 무지한 사람의 생각.

 

아니 왜 헬스장 사진이 이것밖에 없는지... 이 헬스장의 매력을 담지 못했네 !!
통창 유리로 야경을 바라보며 런닝머신을 할 수 있는 그 매력이 없쟈나 -
수영장도 살짝 보니 통창을 통해서 도심의 야경을 보면서 수영을 할 수 있는 것 같았다. (궁금하면 가보시라 - 😎) 
호텔에 가는데 누가 운동용 복장을 챙겨오냐구-? 그래서 다 대여를 해준다.
흔히 헬스장에서 주는 그 운동복, 그리고 사이즈별 운동화, 운동화에 신을 양말까지 풀셋팅 가능하기 때문에 의지만 있다면 투숙객에게 운동할 기회가 주어진다. 그 의지를 갖기가 힘들 뿐.
그 옆에는 코인 세탁기와 코인 건조기가 있어 장기 투숙객도 걱정없다.
중요한 미팅이나 컨퍼런스가 있다면 여기서 옷을 다려 입어 멀끔한 매무새로 나갈 수 있다. 

 

 

 


 
⭐⭐⭐⭐⭐⭐⭐⭐⭐⭐ 별표 다섯개 여섯개 일곱개도 부족한 나의 최대 관심사, 호텔 조식

레스토랑 분위기는 이런 분위기, 이 사진은 나가면서 찍은거라 테이블이 다 붙어 있지만 조식 시간에는 투숙객별로 혼자서, 또는 두세명씩 오는 경우가 많아 저 테이블이 하나하나 띄어져 있다.
아마 점심시간이나 저녁시간에는 단체로 오는 경우가 많아 다시 테이블을 붙여놓는 듯 하다.

샐러드와 한식 코너. 뷔페에서는 샐러드를 잘 취급하지 않고 가볍게 넘겼지만 샐러드 옆에 있는 연어는 무시 못하지.
한식도 놓칠 수 없다. 한식 중에는 계란 장조림과 더덕구이가 기억에 남는다.
어린 아이라면 계란 장조림 으깨서 김에 싹 싸주면 한 그릇 뚝딱할 듯. 

프렌치 토스트와 와플도 맛있고 버섯 아스파라거스 토마토 구이와 소시지, 베이컨으로 서양식 아침식사도 가능하다.
그 앞에서 요청하면 오믈렛, 계란 후라이처럼 즉석 계란 요리를 해주는데, 나는 오믈렛으로 ! 

한쪽 편에는 속편한 스프와 죽 4종세트가 있고, 원하는 만큼 숙주나 배추 등 속재료를 담고 건네드리면 즉석에서 쌀국수나 우동을 만들어주신다. 우동도 맛있어는데, 쌀국수가 인상깊었다. 고수도 원하는 만큼 취향껏 담을 수 있었다.
(고수의 맛을 알고 나서부터 동남아 음식이 신세계다..❤)
그 옆에 딤섬, 마파두부 같은 핫푸드도 있었다. 볶음면도 잊을 수 없었다.... 중식 얇은 면을 꼬들꼬들하게 볶았는데 별미.


베이커리에서도 감동. 식빵 크로아상 베이글처럼 식사 대용 빵은 토스트기와 함께 있었고, 식후 디저트로 먹을 수 있는 달달한 빵종류도 따로 있었다. 그 옆엔 과일이, 그리고 제일 좋았던 건 요거트 ! 미니병에 들어있던 블루베리 요거트가 너무 맛있었다.... 
음료는 탄산 종류는 없지만 조식 답게 과일주스가 마련되어 있었고 시리얼과 우유, 그리고 커피까지.
나의 위만 허락한다면 질리지 않고 몇시간을 먹고 마실 수 있는 다양한 음식들과 음료가 준비되어 있었다. 
 

음식을 앞에 두면 정신이 없어져서 뭐 하나 제대로 찍은 사진들이 없다.
진열된 음식도 확대 하나 없이 통으로 찍어서 기록하자니 민망하고, 그릇에 담겨있는 음식들도 제대로 찍은 게 없다....
그나마 저것도 이성을 되찾고 찍은 사진이고, 나머지 접시들은 사진 찍기도 전에 뱃속에 들어가 있었다....
이정도 찍은것만 해도 기....특해. (나는 먹느라 정신 없고, 대부분 오빠가 찍어줬다.) 이놈의 먹깨비. 
어쨋든 조식 후기는, 가격은 비싸지만 구성은 야무지다. 음식 퀄리티도 좋고 다 맛있어서 그 가격에 이 정도 식사라고 한다면 돈이 아까운 것은 절대 아니었다. 다만, 먹고나서 아침부터 과식을 했다는 죄책감에 시달리기 때문에 다음부터 이렇게 무리한 조식은 하지 않기로 했다.
아침부터 10만원 지출, 아침부터 과식해서 움직이지 못하겠는 기분.... 행복은 했지만 먹고난 뒤 밀려오는 기분이....
 

나가는 길에 진열된 기념일용, 선물용 케이크들을 보았지만 너무 배불러서 눈에 잘 들어오지 않았다. 
 

과식의 후유증으로 점심을 건너뛰고, 점심을 건너뛰니 일찍 배고파서 일찍 저녁 먹고....
일찍 저녁을 먹으니 또 늦은밤 출출해서 파리바게트에서 산 빵들과 선물로 받은 와인을 마시면서 이번 판교 나들이는 마무리되었다. (와인을 시원하게 먹을 수 있는 얼음바스킷은 객실 내 구비되어 있었고, 각 층마다 얼음 정수기가 있어서 따로 부탁하지 않아도 시원한 와인을 즐길 수 있었다.) 


올해도 추억 가득한 생일이 되었다.
매번 스치듯 판교를 지나쳐서 아쉬웠는데, 이제 판교는 당분간 오지 않아도 되겠다 - 

 

👇👇👇 위치는 요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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