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빠와 나는 라이브 밴드 공연이나 LP바처럼 음악 크게 들으면서 술 마시는 것을 정말 좋아한다.
몇 달 전 태국 여행 중 소이 카우보이에서 들었던 락밴드 공연이 계속 눈 앞에 아른거려서 서울에는 그런 곳 없나 찾아봤는데 생각보다 락밴드 공연을 하는 바를 찾기 쉽지 않다.
딱히 특정 가수나 밴드를 좋아하는 게 아니고 그냥 아마추어든 프로든 상관없이 그냥 흥겹게 공연하는 것을 보면서 같이 소통하면서 신나게 놀고 술마시는 재미를 원하는 거라 콘서트가 아닌 라이브바나 펍을 찾는 건데 서울에 있는 많은 술집 중에 그런 곳이 없다 ?!!
그래도 인스타 보니 가끔 이들스에서 락이나 밴드 공연을 좀 하는 것 같았다.
원래 주 공연은 재즈바로 보이지만, 영상들 찾아보니 가끔 다른 장르의 공연도 하는 것 같아서 계속 지켜본 것 같다.
계속 지켜봐도 우리가 갈 수 있을만한 날에는 항상 재즈 공연을 하고 계시는데 ..재즈바는 오빠도 그렇게 좋아하는 장르는 아니고, 나도 어려워 하는 장르...
그래도 이전에 재즈바 갔을 때 좋은 기억이 있어서 이번에 한 번 가보기로 했다.
조금 더 기대되는 건 그냥 공연이 아니라 재즈잼데이라고 해서 손님들 중에서도 연주를 원하는 사람들은 나와서 연주할 수 있는 날이라는 것. 나는 이런 즉흥스러운 공연에 도파민이 확 돈다.
입구부터가 너무 멋있다.
낮에 갔을 때는 낙원악기상가가 이런 분위기였나 싶은데, 저 이들스 조명이 정말 한 몫 하는 것 같다.
이들스 바로 앞으로 야장 포차 가리가 줄지어 있엇는데 1차로 이들스에서 한 잔 하고 2차에서 소주로 적셔주면 코스가 아주 기깔날 것 같은데. 내년 계획으로 넣어두었다.
종로, 을지로가 이런 곳이었다니 !!!!!
너무 늦게 알게 된 거, 서운해 .
잔뜩 흥에 겨워서 들어간 이들스 문 앞에 오늘의 공연과 메뉴들 안내판이 있다.
평소 재즈 공연에는 공연 관람료로 따로 만원을 받지만, 잼데이나 오픈마이크 날에는 무료로 입장 가능하다. 즉흥적인 공연을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신났었는데 그 귀한 공연을 무료로 볼 수 있다니 사장님 최고에요 👍
메뉴는 멕시코와 남미 음식들.
평소 멕시코 음식을 좋아하지 않는다면 익숙하지 않은 메뉴들이다.
보기에는 다 먹음직스러운데 어떤 맛일지 상상이 가지 않아서 뭘 시킬지도 엄청 고민했다.
우리는 저녁도 해결할 생각이라 파스타와 퀘사디아를 주문했다.
주문은 테이블에서 태블릿으로 할 수 있다.
오빠를 위한 맥주와 나를 위한 콜라까지 야무지게 주문하고 나니 공연 시작 시간인 8시가 다 되어갔다.
홀 분위기는 어두워서 테이블마다 있는 작은 조명에 의존해야 되는데, 어두워서 그런지 분위기나 공연에 대한 몰입도는 확실히 더 뛰어났다.
오빠가 미리 예약을 해둔터라 거의 앞쪽자리 아주 좋은 자리에 앉을 수 있었다.
화장실 갔다 오면서 뒷편에서 찍은 사진에는 뭔가 밝게 나왔는데
요 때는 잠시 쉬는 시간이었나, 사진이 그냥 밝게 나온건가 아무튼 이렇게 밝은 느낌은 절대 아니었다.
무대 앞에 테이블에서는 공연에 완전 빠져서 볼 수 있도록 테이블이 마련되어 있고 이 사진의 왼쪽처럼 모임으로 오거나 공연보다 그들끼리의 대화를 원하는 손님들을 위한 좌석이 또 있고,
그리고 바 앞에 앉을 수 있는 자리까지 취향에 따라, 목적에 따라 여러 자리에 앉을 수 있는 것도 특이했다.
이름도 생소한 칠리 콘 카르네 파스타와 치킨 치즈 스커트 퀘사디아.
맛은 정말 맛있었다. 맥주와 먹은 오빠는 더 맛있게 먹었을 것이다.
공연이 두 시간이다보니 공연 보면서 깨작깨작 먹다보니 음식이 자꾸 식어만 간다.
처음에 음식 나왔을 때는 "오, 맛있다!" 하면서 감동하며 먹다가 점점 음식이 식어가니 그 감동이 덜해진다.
우리가 그럴 수 밖에 없는 음식을 시킨거 같기도 하다.
다음에 오게 되면 저녁을 다른 곳에서 먹고, 간단하게 감자튀김이나 나쵸에 과카몰리 정도 시켜서 공연에 집중할 것 같다.
공연은 정통 재즈의 공연으로, 보컬 없이 순수한 연주 음악이었다. 콘트라베이스, 드럼, 그리고 피아노.
피아노가 주로 멜로디를 이끌어 가고, 콘트라베이스가 묵직하게 아래에서 받쳐주는 매력의 재즈.
손님들 중에 즉흥으로 참여하기를 원하는 지원자가 없어서 기대했던 잼은 보지 못했지만, 재즈에 아예 문외한이었던 나에게는 재즈라는 장르 자체에 대한 선입견을 깨는 공연이었다.
짬짬히 곡에 대한 설명도 해주셔서 더 좋았다.
이들스는 매달 인스타에 공연 일정을 올려두기 때문에, 미리 밴드들을 보고 원하는 느낌의 공연을 볼 수 있다.
연말에는 또 얼마나 달달하고 로맨틱한 공연들이 올라올까- 연인끼리 가면 너무 좋을 것 같다.
다음에 다시 한 번 더 가게 된다면, 재즈 라이브라도 보컬이 있는 재즈 라이브를.... 듣고 싶다.
아니면 어디 좋은 락 밴드 공연하는 곳 없나아아아아
쨍한 기타 솔로를 라이브로 듣고 싶다 🎸
👇👇👇 위치는 요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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