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번 부대찌개 포스팅에도 말했듯이 오빠님의 최애 음식 부대찌개.
주기적으로 먹어줘야 하는데, 오빠가 엄청난 곳이 있다며 데려간 곳.
백종원 3대천왕에도 나오고 전국구 부대찌개 맛집이라고 엄청 유명해서 웨이팅도 어마어마하다는 곳이라는데
평택이라는 멀고 먼 곳임에도 모처럼 둘이 쉬는 날 데이트 할 겸 잔뜩 기대하고 달려갔다.
평택은 나한테 익숙하지 않은 곳. 여행이라고 하기에는 서울과 가깝고 놀거리 볼거리가 엄청난 곳이라는 생각도 들지 않아
살면서 단 한 번도 가본 적 없는 곳인데 이렇게 또 가보네 : )
부대찌개집을 기록하기 전, 김네집이 있는 평택 송탄에 대하여 짧게 남겨보자면 그야말로 신세계였다.
바로 앞에 미군부대가 있어서 외국인들이 엄청 많았는데, 그 느낌이 이태원이랑은 달랐다.
이태원은 외국인들이 한국에 놀러온 느낌이라면, 평택 송탄은 외국인이 사는 곳에 우리가 놀러간 느낌.
지역은 분명 한국인데 뭔가 외국에 온 느낌이었다. 그들의 일상을 볼 수 있는 곳. 묘한 기분이었다.
걸어다니는 사람도, 운전하는 사람도, 절반은 외국인(아마 미국인?)이었다.
미군부대가 앞에 있어서 햄버거, 타코, 부대찌개와 같은 음식이 많았고 펍도 외국의 펍과 다를 것이 없었다.
신기해서 몇 번을 돌고 돌면서 구경했는데, 살짝 마음 아팠던 것은 개중에 한국인 출입 금지 가게들이 보였던 것.
그들이 우리가 불편해서 그런걸까, 아니면 우리가 진상이었을까, 무언가 이유가 있겠지.
아무튼 우선은 도착해서 부랴부랴 김네집을 찾았는데 11시 50분, 딱 점심시간일법한 시간에 도착. 그리고 웨이팅.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외관이다.
가게 앞에 붙어있는 안내판만 봐도 웨이팅이 기본이구나 알 수 있고, 그 많은 손님들을 체계적으로 받기 위해 많은 노력과 규칙을 정해놓은 것도 느껴졌다.
요즘 많이들 하는 테이블링 같은 시스템이 아니다보니, 다른 볼일을 보다가 시간 맞춰 찾아오기는 어렵다.
자신의 대기 번호가 지나면 되돌이킬 수 없다는 점을 강조, 또 강조하고 있다.
대신 골목 한 켠에 앉아있을 수 있는 의자들도 많고, 대기할 수 있는 작은 공간을 별도로 마련해두기도 했다.
특이한 건, 식사에 대한 브레이크타임은 없는데 포장 브레이크타임이 있었다.
아침에도 딱 100인분만 준비해두고 재료 소진하면 포장 판매는 끝.
그리고 오후에도 16시부터 18시까지는 포장 브레이크타임.
처음에는 의아했는데, 기다리면서도 먹으면서도 포장이 계속 나가는걸 보니
포장 물량 맞추다가는 홀 장사가 꼬이겠구나, 그래서 포장 브레이크타임을 마련한건가 싶었다.
많은 시간동안 이런 저런 시행착오를 거쳐가며 정착된 프로세스이겠지
번호표를 받고나서 약 30분은 넘게, 길면 1시간까지도 대기해야 할 수도 있겠구나 싶어서 주변 동네 산책을 했다.
우리 번호 놓치면 안되니 후다닥 서둘러 한 바퀴 돌고 와서 몇 팀 남았나 슬쩍 보고,
또 많이 남았다 싶으면 반대편도 한 바퀴 돌고 와서 또 몇 팀 남았나 슬쩍 보고,
그리고나서 대기인수가 한 자리로 떨어질 때즘부터 대기실과 그 앞에서 대기하기 시작했다.
앞에서도 말했지만, 평택 미군기지 앞은 참 신기한 동네.
구경할 상점이 많지는 않았지만 사람들의 생활이 내가 생각하던 이미지와 너무 달라서 시간 가는지 몰랐다.
여기는 주방 분위기도 독특했다.
손님이 많은 곳은 주방도 정신없이 바쁘고 북적북적 요리를 해야하는게 보통의 주방 모습인데, 우아하게 햄과 재료들을 썰고 계셨다. 아, 그러네. 부대찌개라는 음식이 주방에서 뭔가를 굽고 볶고 할 필요가 음식이지.
세 분이서 오픈된 공간에서 재료들을 썰고 담고 하시는 모습들.
그 외에 다른 음식을 조리하는 듯한 모습은 보지 못했다.
테이블이 있는 쪽은 사람들이 계속 있어서 찍지 못했는데, 1층에는 몇 테이블 되지 않고 2층에 또 다른 홀이 있었다.
김네집 부대찌개는 그들만의 맛나게 먹는 방법을 확실하게 안내하고 있었다.
다른 건 별 다를 게 없지만 딱 두 가지.
첫째. 소시지나 햄을 추가할 때는 처음에 주문하셔라 -
둘째. 라면 사리는 처음에 말하지말고 어느 정도 먹고 나서 주문하셔라-
김네집이 추구하는 부대찌개의 맛을 드셔보셔라 하는 자신감일까.
반찬이요? 그런거 없다. 딱 김치만 있습니다.
부대찌개집 가보면 보통 오뎅볶음 정도는 주는 곳이 많던데, 여기는 정말 김치 뿐이다.
김치와 밥. 나머지 반찬은 부대찌개에 다 들어있으니 충분했다.
안내판에 뚜껑을 열면 빨리 먹기 힘들다 하셨지만, 안이 너무 궁금해서 안 열어볼 수가 없었다.
뚜껑 들자마자 '찰칵' 하고 바로 내려놓기.. 🙄
재료들이 정말 가득 담겨있어서 더 기대됬다.
저 치즈 한장은 녹아서 국물에 스며들고 사라졌다.
맛은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맛이었다.
특별한 재료를 넣은 게 아니라 기본 중의 기본을 지키는 맛.
강하지 않고 집에서 부대찌개 만들어먹으면 이런 느낌이려나 싶은 맛.
그래서 그런지 많이 먹어도 더부룩한 느낌 없이 계속 들어갔다.
어느 정도 먹고 나서 라면사리 주문한 착한 으른이 둘.
이제까지 부대찌개집 가면 라면 같이 넣어서 첫 술을 라면부터 떠먹었는데.
라면이 없던 깔끔한 부대찌개 먹고 후식 느낌으로 면발을 먹는 이 방식이 더 좋은 것 같기도 하다.
우리가 먹고 나갈때까지 웨이팅도 포장 손님도 끊임없이 들어왔던 맛집.
평택이라는 위치가 너무 멀었지만, 정말 맛있게 잘 먹은 한 끼였다.
좀만 가까웠다면 자주 갔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 위치는 요기 👇👇👇
아, 주차는 공영주차장이 있기는 하다.
근데 주말에는 공영주차장을 들어가고자 하는 차들도 길게 늘어서 있다.
그러다보니 사람들이 주변 골목 갓길에 살짝 주차를 하는 것 같다.
(우리도.... 슬쩍 골목 갓길에 주차하고 먹고 왔다.)
지도에 보면 바로 위쪽에 'P 공영' 이 보이니
불안하다면 맘 편하게 공영주차장을 이용하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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