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별 확인
16주가 되면 성별 확인이 가능하다.
12주 초음파 사진에서 태아의 생식기와 척추 각도를 통해 성별을 추측할 수 있다고 해서 나도 영상과 사진을 캡쳐해서 카페에도 올려보고 잘 맞춘다고 하던 지인에게도 부탁해보기도 했는데 정확히 알 수는 없었다. 카페에서는 딸 같다고 하고, 지인은 아들 같다고 하고.
그 외에도 성별 추측하는 여러 방법들이 있다고 하는데
궁금하긴 하지만 어차피 시간이 지나야 알 수 있는 것 크게 노력하지 말자 싶어 그 뒤로는 더 이상 궁금해하지도 생각하지도 않기로 했다 😐
딸이 좋아요? 아들이 좋아요? 라는 질문에 그 때 그 때마다 달라지는 나의 대답.
'둘 중 뭐든 좋아요'가 정답인걸 알면서도 욕심쟁이인 나는 하루는 딸이었으면 좋겠다 싶다가, 어느 하루는 아들이었으면 좋겠다는 변덕을 부렸다.
그리고 드디어 검사 당일, 선생님이 보여주신 화면에 또렷히 나타나는 꼬뭉이의 존재감 🙈
그렇게 나는 아들맘이 되었다.
인터넷에서 16주 확인한 성별이 반전되는 경우도 있다는 글들을 많이 봐서, 선생님께 '혹시 바뀔 확률도 있나요?' 물어봤는데 단호박으로 '아들입니다.' 하신걸 보면 빼박이었나보다.
아들이 싫었던 게 아니라 그냥 궁금했던 거니 꼬뭉이는 오해하지 말도록 🙄
사실 꼬뭉이의 태몽은 이전에 말한 꿈에서 내가 만삭인 몸으로 찾아왔다는 직장동료분이 꾸셨는데 꼬뭉이의 존재를 알기 몇일 전, 엄청 크고 예쁘고 실한 알밤을 줍는 꿈을 꿨다고 태몽 같은데 누구 태몽이냐며 꿈 주인을 찾으셨었다.
사실.. 그 꿈이 꼬뭉이의 태몽인지 확실하지는 않으나, 주변에 다른 태몽을 꾼 사람이 없기도 하고 그 꿈 주인도 나밖에 없는거 같길래
얼른 태몽 선물로 밥 사고 냉큼 꼬뭉이 태몽이라고.... 그렇게... 그렇게.. 생각하기로 -_-
나중에 찾아보니 밤 태몽은 아들일 확률도 높고, 큰 알밤을 주웠다는 것은 부자, 똑똑하고 영특한 아이의 태몽이라는 좋은 의미가 있다고 해서 더더욱 기분이 좋았다. 직접 태몽을 꾸지 못해 아쉬웠지만 그래도 의미도 좋고 예쁜 꿈 아닌가.
요즘은 또 젠더리빌 파티, 성별공개하는 이벤트들이 엄청 다양하다고 하는데 나에게는 그럴 체력이 없었다. 그냥 카톡으로 양가 부모님께 꼬뭉이 초음파 사진을 슬쩍 보내드리면서 성별을 알렸다.
양가 부모님 반응을 직접 보고 싶어서 성별 공개용 케이크나 선물상자를 알아봤는데 막상 사려니 그 비용도 내심 아까웠고 일처럼 느껴져서 빠르게 포기했다.
반응을 직접 보지는 못했지만 엄청 좋아하셨을 거라 믿기로 했다. (내 마음 편한게 장땡-)
보건소에서 철분제(와 유산균) 무료 지급
16주부터는 꾸준히 먹던 엽산을 멈추고 철분제를 먹어야 한다.
자궁이 커지고 태반 혈관이 늘어나고 혈액이 많이 필요해지는 등 여러 요인으로 인해 음식만으로는 임산부 시기에 필요한 철분을 충분히 공급해줄 수 없다고 한다. 그래서 16주부터는 철분제를 챙겨 먹어야 한다.
병원이나 약국, 인터넷에서 임산부용 철분으로 비싸고 좋은 것들도 팔지만 엽산과 같이 철분제도 보건소에서 무료로 지급해준다. 엽산 때는 멋모르고 병원에서 덜컥 구매했지만, 철분은 보건소에서 그냥 받기로 했다.
미리 좀 찾아보니 철분제를 먹으면 극강의 변비가 찾아온다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안그래도 신통치 않은 나의 장이 걱정되서 유산균은 미리 약국에서 구매했었다. 근데 또 보건소 가보니 철분제와 함께 유산균도 챙겨주신다.
하하, 너무 미리 걱정했다 😂그래도 철분과 유산균은 만삭까지 계속, 모유 수유하게 되면 수유 할 때까지도 먹어야 한다길래 다 먹겠다 싶어서 열심히 먹고 있다.
약국에서 가장 저렴한 락토핏 사서 먹으려고 했다가, 약사님 말씀에 현혹되어 또 비싼 유산균을 사버렸다. 다음에 이거 다 먹으면 그냥 저렴한 락토핏 먹어야지 😑 비용은 바우처로 65,000원.
철분제의 경우 오렌지쥬스와 같이 먹어야 흡수가 더 잘 된다고 해서, 핑계로 좋아하는 오렌지쥬스 아침마다 야무지게 먹는 중이다.
위에 마미센그가 보건소에서 준 철분제, 4통을 한 번에 받았다.
귀여운 라이언 그려진 유산균이 보건소에서 준 유산균이고 이지바울 골드가 약국에서 산 비싼 유산균. 프로바이오틱스 수가 12배 차이가 나는데 두세 달 먹은 나는 몸에서 변화나 차이를 느끼지는 못한다.
아직 다행히 그 변비의 괴로움은 찾아오지 않았다.
산후조리원 예약
12주 검진 때 산후조리원 투어를 했었는데 깜빡해서 남기는 기록.
인기 있는 산후조리원들은 예약이 빨리 차서 심장소리 듣자마자 바로 투어를 다니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심지어 꼬뭉이 예정일은 1월 말일인데 1-2월에는 다른 달보다 태어나는 아기들이 많아 예약이 더 힘들다고. 우리 동네는 그 정도까지는 아니겠지 싶어(사실 8주에 보러 가려고 했는데 상담하는 것도 예약해야 되는지 몰라서....) 12주에 두 군데 둘러보고 그 중에 한 군데를 예약했다.
내가 가장 중점을 둔 건 집과의 거리였고, 병원과 연계되어 있는 에이치큐브 산후조리원과 마미캠프 산후조리원 두 군데 상담을 받았다. 결과적으로 나는 마미캠프 산후조리원을 선택했는데, 아래는 내가 상담 받고 느낀 점. 지극히 나의 개인적인 생각일 뿐이다.
■ 에이치큐브 산후조리원
가장 큰 장점은 산부인과, 소아과와 연계되어 있어, 출산 직후 다른 걱정 없이 엘레베이터 타고 올라가면 되는 것.
그리고 산후조리원에서 산모나 아기 진료가 필요하면 병원복입고 그대로 내려오면 되는 것.
꼬뭉이 보러 가는 날에도 병원복인지 조리원복인지 가운 입고 검사받으러 오시는 분들 보면서 굉장히 편하겠다 싶었다.
시설도 근방에서 깔끔한 곳으로 손에 꼽는다.상담 받기 전까지만 해도 나는 90%는 여기 산후조리원을 생각하고 있었다.
근데 내가 여기를 포기한 이유는
- 상담 당시 시설을 직접 둘러보지 못했던 점.
물론 아기들과 산모를 우선으로 보호한다고 하시는 말씀에는 충분히 공감하나, 홈페이지에 있는 투어영상을 틀어서 설명해주시는데 영상만 보고나서는 너무 좋다거나 막 계약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았다. 분명 업체에서 찍은 정돈된 것보다는 사용감도 있고 실제 이용하는 데에는 차이가 있을 텐데 아무래도 예쁘게 찍은 영상으로는 현실감이 없었다.
- 상담 시 산후 마사지 추가 결제 분에 대한 안내 위주였던 것.
영상을 보고 나서 가격이 적혀있는 책자로 비용 등을 설명해주시는데, 마사지 추가금에 대한 얘기가 대부분이었다.
초산이고, 후기도 그렇게 열심히 보지 않고 갔던지라, 산후조리원에 대해 내가 좀 많이 무지했었나보다.
언뜻 들었던 수유 콜이나 모자동실시간, 남편 출입, 식사 등 일반적인 생활과 관련된 안내를 먼저 받을 거라 생각했는데 추가 마사지 비용과 룸컨디션 비용 등에 대한 안내를 먼저 받게 되면서 영업의 느낌을 굉장히 받았ㄷ......
그 때부터 속에서 좀 꼬이기 시작.
- 부정적인 내용을 너무 많이 들었던 것인가.
상담 받으면서 안 되는 것, 부정적인 부분을 많이 들어서 그런지 상담 자체에 대한 인상이 좋지 않았다.
출산하고 나서 남편이 배우자출산휴가를 받지 못할 것 같아 남편 출입에 대해 물어봤을 때도, 남편의 잦은 출입에 대하여 걱정을 먼저 하셨다. 코로나 검사도 매번 올 때마다 해야 한다는 뉘앙스에 불편함을 느꼈다. (병원 입장도 이해는 가지만, 정말 이해는 가지만)
그리고 조리원 내 산모 수가 꽉 찼을 때에는 병원의 병실을 이용할 수 있다는 얘기와 함께 이미 거의 풀부킹이라고 빨리 예약하셔야 한다고 말씀하시는데, 이 부분도 나를 너무 불안하게 했다.
건물 외관이 이 근처에서 가장 깔끔하고 내부 시설도 밝고 쾌적하고 상당히 좋은 편이라 왠만하면 하고 싶었는데, 그 날 저녁까지 고민을 해도 상담에서 느낀 찜찜함을 지워낼 수가 없었다. 내가 무언가 그 분께 실수를 한건지, 아님 상담해주시는 분이 그 날따라 불쾌한 일이 있으셨는지는 모르겠지만 상담을 그렇게 끝내고 그 곳을 계약하기에는 내 성격이 유별났다.
지금 생각해보면 사실 시설 좋고 체계적이고 병원도 같은 건물이고 등등 산후조리원의 장점만 생각하고 결정하면 되는 건데, 이건 순수하게 나의 성격이 문제다.
■ 마미캠프 산후조리원
내가 느꼈던 제일 좋은 부분은 원장 선생님이 직접 상담해주시는데, 원장님의 마인드나 설명이 너무 좋았다. 친한 이모가 "편안하게 쉬다가렴!"의 느낌으로 산후 조리를 해 주실 것 같은 느낌. 모자동실 시간이나 아기를 케어하는 상황들, 어떻게 관리가 되는지 등등을 먼저 설명해주셨는데 상담 자체가 편안했다.
일차적으로 상담이 끝나고나서 현재 비어있는 방을 보여주셨는데 직접 룸컨디션을 볼 수 있었던 것이 너무 좋았다. 오빠의 출입이나 외부 음식 반입 등도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는 한에서는 좀 유연하게 받아주시는 것 같았다.
시설은 분명 에이치큐브 산후조리원이 훨씬 좋을 것 같은데, 그래도 눈으로 본 방은 충분히 지낼만 할 것 같다 싶은 정도였다. 솔직히 말하면 외관이나 내부 시설은 좀 더 노후화된 느낌이다.
이미 출산과 산후조리원을 모두 경험했던 친언니가 방에 해가 잘 들고 쾌적한 게 중요하다며, 산후에 오는 우울증이 정말 무섭다는 얘기를 많이 해줬는데, 방 자체가 아늑하긴 하지만 채광이 좋지는 않았다. 각 방마다 그 부분은 조금 다르다 하셔서 나중에 산전 마사지 받으러 갈 때 가능하다면 채광이 좋은 곳으로 배정해주시길 여쭤봐야지.
그리고 오빠가 우울증 안 오게 잘 보살펴 주겠지 믿음의 뭉 🥰
두 조리원 모두 침대가 어떤건지, 좌욕기 등 산후조리에 필요한 케어 도구들, 그리고 프로그램, 신생아 케어 부분을 설명해주시는데 내가 보기엔 두 군데 모두 크게 다르다는 느낌을 받지는 못했다. 어떤게 더 좋은 건지도 잘 모르겠고 위생이나 소독도 어련히 잘 알아서 하시겠지. 예전에는 뭐 이런 것 없어도 잘 살았을텐데. 나는 그저 2주동안 내 마음 편안하게 쉬고 회복에 집중했으면 싶었다.
가격은 여기에서 딱 얼마다 말하는건 안될 것 같고, 전체적으로 마미캠프산후조리원이 더 저렴하다. 시설만 이용했을 때의 가격 차이도 꽤 많이 나는데, 추가 마사지 비용도 회당 비용 차이가 꽤 났다.
마미캠프에서는 상담만 받았는데도 이것 저것 많이 챙겨주셔서 기분 좋게 돌아왔고, 할인도 최대한 챙겨주셔서 더욱더 갓성비로 계약을 마쳤다. 상담 당일 저녁 계약금 입금 완료 !
난생 처음 겪는 출산이라는 상황이 아직 상상도 가지 않는데, 두 군데에서의 상담만 듣고 나의 산후조리를 어디서 할지 결정한다는 것 자체가 너무 어려웠다. 그냥 원장쌤을 믿고 계약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금까지도 잘한 건지 확신은 없지만, 두세 달 뒤 겪어보면 알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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