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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기록/꼬뭉

[7-8주] 8주차 검진, 태명 정하기, 임산부뱃지와 엽산받기, 부모님 임밍아웃

by 잉슈슈 2024. 8.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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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블로그 밀려 쓰던 버릇 갑자기 사라지겠는가 - 
그래도 아기 기록이니까 좀더 열심히 쓰지 않을까 싶었는데, 아니요. 
오히려 체력도 딸리고 .... 만사가 귀찮고 잠만 오다보니 몇달을 미루고 미루다가 한 번에 남겨본다. 😓

나의 경우, 임신 초기 증상이 엄청 힘들고 고생스럽지는 않았다. 
남들은 입덧도 심하게 하고 몸의 반응을 엄청 느낀다고 하는데 나는 그저 잠이 많아졌다.
 


⭐ 8주차 병원 검진

6주에 아기집만 확인하고 왔는데 8주차에 병원에 가서 드디어 집주인분을 확인하고 왔다.
눈사람 같이 머리와 몸으로 나눠져있는 집주인님. 심장소리도 들려주셨는데 묘한 기분.
1.5센치정도 되는 작은 아이. 초음파로 보면서도 실감이 안 났다. 저게 내 아이라고? 
 

나이가 좀 있다보니, 이제까지 여러 안 좋은 얘기들도 많이 들어 한 주 한 주 걱정이 많았었다.
아기집 안에 아기가 없는 경우도 더러 있다는 말에 혼자 가슴을 졸였는데, 다행이다 - 
이럴 땐 이곳 저곳에서 들었던 얘기들이 어찌 그리 생각이 나던지. 맘 편히 먹으려고 노력해도 쉽지 않았다. 

아무튼 반가워, 집주인 확인하고 마음이 편안해졌다.

 

  태명 정하기

집주인 잘 계시는거 확인했으니 태명도 정해야 될 것 같은데 이런 창의력 1도 없는 나란 사람.

태명, 뱃속에 잘 있다가 건강하게 나오라는 의미인 "튼튼이, 쑥쑥이, 딱풀이, 찰떡이" 같은 이름을 많이 쓴다.
그리고 ㅋㅌㅍㅊ 처럼 거센 소리나 ㄲㄸㅃㅆㅉ 처럼 된소리로 지으면 뱃속의 아이가 더 잘 들을 수 있다고 한다.
이 아이의 예정일은 용띠 막차를 아슬아슬하게 탈 것 같아서, 용과 관련되어 지을수도 있겠다 싶었다.

이래저래 생각하다가 너무 어려워서 오빠한테 정해달라고 했더니 "꼬뭉이"로 지어줬다.
내가 오빠를 '뭉'이라고 부르니 리틀뭉, 꼬마뭉, 줄여서 꼬뭉이란다.
하루에도 '뭉!'을 수십번씩 외쳐대는 나에게는 세상 익숙한 이름, 꼬뭉이.

그리고 언니가 부르는 숨겨진 이름은 "덤덤이"
조금 슬픈 사연인데, 양가 부모님께 임신 소식을 정했을 때 뭔가 큰 반응이 없이 덤덤하셔서 "덤덤이...."
('별로 안 좋아하셨다-' 가 아니라, 두 집 모두 매사 리액션이 큰 성격이 아니셨던 것 뿐. 관심과 사랑은 항상 주시고 계심!)
이건 언니랑 대화할 때만 불려지는 이름 🙄

 


 
  회사 단축근무 신청

근로기준법 제74조(임산부의 보호)

⑦ 사용자는 임신 후 12주 이내 또는 36주 이후에 있는 여성 근로자가 1일 2시간의 근로시간 단축을 신청하는 경우 이를 허용하여야 한다. 다만, 1일 근로시간이 8시간 미만인 근로자에 대하여는 1일 근로시간이 6시간이 되도록 근로시간 단축을 허용할 수 있다.


⑧ 사용자는 제7항에 따른 근로시간 단축을 이유로 해당 근로자의 임금을 삭감하여서는 아니된다.

위의 법에 따라 누구나 임신기 단축근무를 신청할 수 있으며, 우리 회사는 임신확인서를 제출하면 출산까지 2시간 단축근무 신청이 가능하다. 사실 딱 저 기간만 단축근무를 신청할 수 있다면 임신인 것을 알자마자 확인서 제출하고 단축근무를 했을 것 같은데.. 

나의 경우, 제출하자마자 몇개월을 쭉 2시간 단축 근무하는 거라 너무 일찍 쓰기에는 조금 눈치가 보였다. (눈치 보는 것도 조금 웃기긴 하다...)

다행인 건 입덧도 심하지 않고 크게 이슈도 없었으며, 회사에서 스트레스도 크게 받지 않는 상태라 안정기라고 하는 12주까지는 숨기고 싶었는데, 그래서 몇 주간 숨기고 다녔는데 지하철이 복병이었다. 퇴근길 만원 지하철에서 그 안에 있는 모든 사람들의 냄새가 훅 들어오는데 참으면서 한시간을 넘게 가는게 힘들어서 조금 이르기는 하지만 9주차에 퇴근길 고통을 버티지 못하고 단축근무를 신청했다.  (눈치는 나 혼자 봤을 뿐, 다들 격하게 축하해 주셨다 😉)

 


  보건소에서 핑크 뱃지와 엽산 받기

각 지자체에서 진행하는 임신·출산·양육에 대한 지원사업은 참 많다. 
하나하나 공부하고 시기에 맞게 신청해야 알차게 다 챙길 수 있다. 
그래도 가장 대표적인 것, 가장 바로 신청할 수 있는 것은 핑크 뱃지와 엽산을 지원해주는 것.

겉으로 티가 안나는 임신 초기에 보호받을 수 있도록 보여줄 수 있는 핑크뱃지는, 받았지만 아직 사용하고 있지는 않다.
나란 사람 눈치 많이 보는 사람, 핑크 뱃지를 달아도 지하철에서 분홍색 의자에 앉을 용기가 나지 않는 사람.
그래도 항상 앉아갈 수 있는 환경이라 아쉽거나 힘들지는 않다.

엽산은 임신 준비기부터 임신 초기까지 꾸준히 챙겨 먹어야 하는 영양제라고 한다.
아이의 신경관 형성에 도움이 되고, 부족한 경우에는 신경관 관련 기형이 생길 수 있으며 엄마에게는 빈혈이나 유산 등의 위험이 있기 때문에 꼭 챙겨 먹어야 하는 영양제라고 한다. 푸른잎 채소, 달걀, 콩류 등의 음식에 엽산이 들어있지만 충분하게 섭취되지 않은 경우를 대비하여 보충제로 챙겨 먹어야 한다고.

나는 6주 아기집 확인 때 병원에서 구매했지만, 보건소에서 추가로 준 엽산도 번갈아가며 열심히 먹었다. 
여태껏 영양제를 챙겨먹어 본 적이 없어서 병원에서 산 엽산은 알도 크고 두 알씩 먹어야 해서 힘들었는데,
보건소에서 준 건 딱 한 알만 먹어도 되고 알도 작아서 컨디션 안 좋을 때는 그냥 보건소에서 주신 것으로 잘 먹었다.
만약 둘찌를 갖게 된다면 그 때는 보건소에서 주시는 엽산만 열심히 먹을 듯 하다.  

내가 방문한 도봉구보건소에서는 앞으로 받을 수 있는 지원 사업에 대한 안내와 함께 축하 선물로 이것저것 챙겨주셨다.
손세정제와 임산부 전용 칫솔+치약, 그리고 임산부 수첩을 챙겨주셨다.

임산부 수첩은 산부인과에서 이미 준비해주기 때문에 직원분께서도 "드릴까요?"라고 물어보셨는데, 그 안에 적혀있는 정보들, 설명들이 궁금해서 받아왔다. 뭐든 다 처음인 예비맘이라 하나라도 더 주워듣고 공부해야 할 것 같은 기분. 

 


양가 부모님께 임밍아웃

보통 양가 부모님께, 그리고 외부에 임밍아웃하는 시기가 대부분 12주, 16주 정도 된다고 하는데.
우리는 그렇게 오래 숨기기가 어려운 상황이긴 했다.

> 시댁은 집앞 5분 거리라 우리도 자주 찾아뵙기도 하고 어머님께서 음식을 주시러 오시기도 하는 자주 뵙는 상황.
> 친정은 엄마가 혼자 서울에 있어서 주말에 혼자 있게 되면 엄마한테 놀러가서, 거의 매주 얼굴을 보는 상황.
> 아빠만 시골 귀농하셔서 안정기에 깜짝 놀래켜드릴 수 있을 것 같지만, 엄마와 아빠가 통화하면 바로 들통날 상황.

마음 같아서는 병원에서 말하는 완전한 안정기인 12주까지 비밀로 하고 싶지만 매주 얼굴을 뵙는 양가 부모님께 말 안하고 지내기에는 입이 근질근질한 상황이었다. 오빠도 얼른 말하고 싶었던 눈치였다. 6주에서 8주까지 2주 숨기는 것도 너무 힘들었다. 😭

시부모님께 먼저 말씀드리려고 했는데, 말로 말씀드리기에는 부끄러워서 입이 안 떨어지는 것. 
인스타 보면 예쁘게 임밍아웃 카드들 팔던데 - 기다리기에는 현기증 나고 - 가격도 비싸고 - 하면서 고민하다가
동네 문구점으로 갔다.      

엄청 예쁜 카드는 아니지만 내가 지금 당장 할 수 잇는 최선이었다. 
초음파 사진에 맞는 카드가 몇개 없어서 선택권이 별로 없었고, 집에 풀 하나 없어서 테이프로 꼬깃꼬깃 붙였지만,
그래도 수줍게나마 마음을 전달할 수 있었다.

카드로 드리기로 결심한 이유는 태명도, 태명의 의미도, 그리고 출산예정일도 한 번에 딱 말씀드리기 편했고, 
태명을 지어놓고도 은근 말로 설명하기 부끄러웠기 때문 😅

친정 식구에게 이런 이벤트는 없었다.
엄마는 내가 얘기하기 전에 이미 커피를 마시지 않는 것을 보고 어느정도 눈치를 챘던 것 같다. 
커피귀신이 커피를 안 먹겠다니 싶어서 혹시나 했다고 한다. (엄마의 덤덤 반응의 원인이었던듯)

그리고 아부지께는 그냥 전화로 말씀드렸는데, 의외로 반응이 가장 좋으셨다는 💕

 


 

난생 처음 겪는 신체의 변화, 일상의 변화, 처음 해보는 것들. 
앞으로도 계속 새로운 세계가 열릴 예정이니, 설레기도 하지만 아직까지는 걱정이 더 많은 것 같다.
자꾸 이렇게 걱정하면 안 되는데 -.- 이 순간을 즐기고 싶은데 쉽지 않다.

그래도 오빠가 있어서 든든 🥰 잘 할 수 있을 것이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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