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저도 밀린 기록, 5월달 기록)
나이가 어느정도 있는 (사실은 나이가 꽉차서 한) 둘의 결혼인지라 양가 부모님들의 눈치가 계속 보이기는 했다.
나 역시도 딩크는 아니어서 언젠가는 생기겠지, 그래도 조금이라도 어릴때 생겨야할텐데 걱정하다가도
한편으로는 조금만 더 놀다가, 그리고 조금 더 큰 평수로 이사간 뒤의 2세 계획을 내심 바라기도 했던 것 같다.
사람 마음 참 간사하구만.
여느 날과 같이 점심을 먹으려고 하는데, 직장 동료 꿈에 내가 등장했다고 한다. 만삭의 몸으로 임신했다며 찾아왔다고 -
그 때에는 그저 웃으면서 "복권 사러 가야되나요-?" 했는데, 그 다음주, 다다음주 계속 몸 상태가 이상했다.
나는 이제껏 살면서 내 몸 상태의 변화에 대해 둔한 편이라고 생각했다.
몸이 좀 안 좋네, 감기 기운이 있나 해도 굳이 병원을 가거나 약을 먹기보다는 한숨 자면 괜찮아지겠지 하는 편이고,
몸 안쪽이 아플때는 타이레놀, 바깥쪽이 아플 때는 파스가 최고라고 생각하는 대충 사는 편.
근데 이번 변화는 계속 이상하게 불편하고 신경쓰일 정도로 느껴졌다.
심지어 생리예정일 몇일 전부터 임테기를 가방에 넣고 다니며 해볼까 말까 고민하고 있었다.
생리예정일 하루 지나고나서(5.23.) 뭐하러 그렇게 참고 있나 싶어서 해봤더니 두 줄.
믿기지 않아 다음날 다시 한 번 해봐도 역시나 두 줄.
예전에 인스타에 배우자에게 임밍아웃 하는 릴스들을 보며 귀엽다, 나도 저런 상황이 온다면 이쁘게 알려줘야지 했는데
막상 닥치니 뭣도 멋도 없이 그냥 두줄 뜬 임테기를 조용히 보여주었다.
오빠도 크게 반응하는 사람이 아닌지라 그냥 담담하신 듯 하였다. (내가 아직 당신을 잘 모르나보오-)
좋은건지 싫은건지도 모르겠는 반응이라 좀 서운하긴 했지만, 원래 평소에 항상 잘해주고 행복하게 해주는 사람인지라 크게 달라질 건 없었다.
그제서야 찾아본 임신 극초기 증상들을 보니, 그동안의 몸상태가 이해가 되었다.
■ 인터넷으로 찾아본 임신 극초기 증상
- 미열, 으슬으슬한 추움, 감기 증상
- 두통과 어지럼증
- 가슴, 아랫배의 통증
- 질 분비물이 늘어남
- 소화불량, 소변이 자주 마려움
- 기초체온 증가
내가 가장 크게 느낀 건 저 미열같은 감기증상. 저게 참 힘들었다.
분명 더운 것처럼 땀은 나는데 몸은 너무 추워서 이불을 덮어도 추운 느낌이 사라지지 않았던 적이 여러 번이었다.
그 때는 심한 감기몸살인가보다 했는데 이런 증상이었구나.
그리고 가슴 콕콕 아랫배 콕콕 찌르는 그 느낌, 아랫배는 콕콕찌르고 가슴은 뭔가 점점 단단해지는 느낌이 참 별로였는데.
그런 것이였구나 끄덕여지게 되었다.
어느 병원으로 가야하나 고민했는데, 무조건 집 근처 병원이 최고인 것 같아 도보로 15분 내에 있는 병원으로 결정했다.
인터넷으로 검색해보니 꽤 유명한 병원이라 옆 동네에서도 찾아오는 사람들이 많은 병원이라 마음이 좀 놓였다.
#에이치큐브병원
너무 초기에 가면 보이는 것 하나 없이 허무하게 피검사만 하고 온다고,
4주는 지나서 적어도 5주에는 가야된다고 해서 네이버 임신주수계산기를 켰다.
3일 정도 뒤면 5주차에 들어간다는 계산을 확인하고, 병원 방문(5.27.).
음- 그것마저도 너무 빨랐나보다.
질초음파를 했으나 아기집은 보이지 않았고 혹만 보였다 😥
혹이 보인게 더 당황, 더 충격. 평소에 미리 준비하고 관리해둘걸.
결국 피검사 당첨.
당일 오후에 전화로 결과를 알려주셨는데 피검사 수치상(약 1500정도) 임신은 맞으며
그 주 토요일(6. 1.) 아기집 보러 내원하라고 하셨다.
완벽한 계획임신은 아니었지만 어느정도 기다리기도 해서, 이 순간이 마냥 행복하고 좋을 줄 알았는데
최근 주변에서 들은 자궁외 임신, 화학적 유산 등등 부정적인 이야기들에 아직은 마음이 조마조마하다.
오빠의 반응에 서운해하면서도 나 역시도 순수하게 기뻐하고 좋아하지 못해서 살짝 미안하다.
그래도 찾아와준 아이에게 너무 고맙다.
아직은 얼떨떨하고 실감나지 않지만 이제 조금씩 찾아보고 준비하면서 마음을 다잡아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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