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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깥세상 구경하기/국내여행

강릉 당일치기 반나절 여행코스

by 잉슈슈 2024. 11.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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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같이 날씨가 좋은 날은 기분 전환을 위해 근처라도 나들이 가고 싶은데, 몸이 점점 무거워져서 핸드폰 사진으로 대리만족 중이다. 사진첩 정리 겸 이전 사진을 보다가 강릉 당일치기 기록을 빼먹은 것을 발견. 너무 만족스러운 일정이었는데 까먹고 기록을 남기지 못한게 아쉬워 뒤늦게나마 포스팅하면서 기억하기로-

다녀온 지 좀 되었지만 갑자기 사라질 곳들도 아니고 지금 날씨에 가기 딱 좋은 곳들이라 몸만 좀 덜 힘들었다면 이번 주말에 다시 한 번 갔을텐데 아쉬울 뿐이다. 다음에 기회되면 꼭 한 번 다시 가야지. (그렇다고, 엄청 막 특별한 곳은 아니지만 그냥 부담 없이 바람쐬러 가기 좋았다.)
 

코스라고 하기에는 민망할 정도로 단조롭다.

서울에서 강릉까지 쭈욱 달려와서

▪  P.E.I Coffee에서 커피 한 잔 하고 예쁜 포토존이 있길래 사진도 열심히 찍어준다.
▪  (그 당시 부처님 오신 날 시즌이라) 낙산사에 가서 소원도 빌고 구경도 하고 마음도 차분하게 가라앉혀본다.
▪  바로 밑에 있는 해수욕장에서 모래도 밟고 파도멍도 좀 때려준 뒤, 
▪  근방 식당 바람꽃해녀마을에서 건강한 밥 먹고 서울로 출발. 

따지고 보면 그냥 해안도로 타고 쭈욱 내려오는 코스인데, 이 해안도로를 타고 오는 것 마저 힐링이다.
새벽 일찍 출발해서 저녁 늦게 오는 당일치기였다면 근처 시장도 가고 속초도 들리고 했을텐데, 우리에게는 시간도 돈도 많지 않았기 때문에 최대한 단순한 동선에서 밥도 먹고 커피도 한 잔 하고 어딘가 구경도 하는, 근데 비용도 부담되지 않는 그런 코스가 필요했다. 
 
 

P.E.I COFFEE

 
P.E.I 카페는 오션뷰가 끝내주는 대형카페로 이미 유명한 곳이다. 인스타에서 인생샷이라며 찍은 사진들도 많이 보이고 추천 글도 이미 엄청 많은 핫플레이스. 그냥 오션뷰만 해도 인기가 많은데, 카페 자체의 컨셉은 빨강머리 앤이라 군데군데 빨강머리 앤과 작가 몽고 메리의 흔적을 찾아볼 수 있다. 

한 건물을 전부 카페로 쓰고 있는 대형카페답게 입구부터가 엄청 크다. 입구 한 편에 몽고 메리에 대한 소개가 붙어있고 간단한 안내판이 있다. 

▪  영업시간 : 10am ~ 20pm
▪  1인 1음료 주문 필수
▪  외부음식 취식 제한
▪  일부(2층 및 루프탑) 노키즈 노펫존

카운터 마저도 독특한 인테리어였다. 저 칸 하나하나가 다 독특한 모양의 유럽풍 컵과 그릇 세트였는데, 멀리 있어서 잘 보이지는 않지만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했다. 카운터 옆에 한 켠에는 빨간머리 앤 컨셉의 컵, 그릇, 문구류 등 굿즈를 팔고 있었다. 너무 예뻤는데 가격이 후덜덜해서 구경만 ^^;


커피 메뉴는 관광지 대형카페, 그것도 오션뷰라는 점을 감안하면 합리적인 가격대의 금액이었다.
케이크와 도넛 등 디저트류도 다양한 종류로 있었고 맛있어 보여서 한두개 고르기로 했다. 

 

카페는 1층부터 3층까지 있었는데 엘레베이터로 편하게 이동할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 
아까 말했듯이 2층과 3층은 노키즈존이다.

2, 3층이 노키즈존이라 아이와 함께 온다면 사실상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은 1층밖에 없다. 
하지만 1층도 통창으로 시야가 탁 트여있어 바다를 볼 수 있다.
카운터가 있어서 조금 어수선하다는 단점이 있지만, 쉬어가는 데에 무리는 없을 것 같다.

우리는 주문한 음료와 음식을 받아들고 3층 루프탑으로 올라갔다.
햇빛이 좀 강하긴 했지만 선선한 날씨에 기분이 좋았고, 무엇보다 바깥 바람 쐬면서 바다를 내려다보는 뻥 뚫린 뷰가 너무 좋았다. 도넛은 셋이 맛보기로 먹으려고 샀는데 꽤 맛있었다. 해가 강해서 초코가 녹기 시작했지만 당충전 제대로 채웠다. 


루프탑 테라스 한 쪽에 있는 포토존. 파란 하늘이 보이는 날씨에 찍으면 누구든 안 이쁠 수가 없다.
점심시간이 되기 전 이른 시간이라 그런지 다행히 사람들이 많지는 않았고, 여유있게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루프탑에서 한창 사진 찍으면서 햇빛을 너무 쬐었더니 확 더워져서 2층으로 내려갔다.
2층 역시 바다 풍경 보기에는 너무 좋았다. 시원한 카페에서 편하게 바다를 실컷 본 것 같다.
 

 

낙산사와 낙산 해수욕장

 
당일치기로 강릉에 오면서 가장 오고 싶었던 낙산사.
낙산사 바로 앞에 주차도 가능하다는데, 낙산사로 가는 차들이 너무 많아서 우리는 바로 밑에 있는 낙산해수욕장 공영주차장에 주차를 했다. 낙산해수욕장 주차장에서 주차를 하면 낙산사까지 언덕을 조금 걸어야 한다는 단점은 있지만, 낙산사 주차장까지 올라갔는데 차가 꽉 차있으면 주차도 불가하고 차를 돌리기도 힘들어서 그 입구 앞이 엄청 복잡했다.

의도치 않았지만 언덕 밑에 주차하고 조금 걸어서 올라온 우리를 칭찬했다. 운이 좋았군! 


카페에서 쉬다가 간 곳은 낙산사. 나는 종교가 없어서 누구를 믿거나 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절에 가는 것을 좋아한다.
절에서 나는 목탁소리와 스님의 염불 외우는 소리, 그리고 향 냄새를 좋아하고 괜히 마음이 편안해지는 것 같다.
여행가서 성당이나 교회에 잠시 앉아있는 것도 좋아한다. 신앙심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잠시 그때만이라도 진지하게 기도하면 이루어질 것 같은 기분이다. 

이 날은 몇일 뒤 부처님오신날이라 특히 더 화려한 절의 모습을 기대했고, 가서 내 소원, 친구 소원, 오빠 소원, 그리고 부모님들의 건강까지 야무지게 써서 연등에도 달았다. 정확한 가격은 기억나지 않지만 만원대 정도로 부담스럽지 않은 가격이었다. 

가장 꼭대기에 해수관음상이라는 불상도 있다고 했는데 너무 힘들어서 거기까지 올라가지는 못했다. 
다 보고 내려와서 낙산해수욕장에서 모래도 좀 밟고 파도멍 때리다가 밥먹으러 갔다.
 
 
 

바람꽃 해녀마을

 


밥 먹고 바로 서울로 출발할거라 메뉴를 고르기가 애매했다.
해산물 거하게 구워먹거나 회를 먹으려면 술을 또 몇 병 마셔야 될텐데, 그럼 서울까지 운전해주는 오빠한테 예의가 아닌 것 같고 그렇다고 아무거나 먹고 싶지는 않고, 건강에 좋은 든든한 음식을 먹고 싶기도 했다. 
또 강릉에는 엄청난 맛집이 존재하는 것 같지도 않았다. 셋이서 열심히 찾아본 결과, 우리의 픽은 전복 요리였다.
 


매장은 깔끔했다. 낙산해수욕장에서는 거리가 조금 되는지라 손님이 없었다.
차를 타고 가기에는 너무 가까워보이고 걸어가기에는 또 애매한 정도의 거리이지만, 주차장이 넓기 때문에 맘 편하고 몸 편하게 운전하고 오는 것 추천. 사람이 많지 않아 우리끼리 편하게 식사할 수 있었다 😅
 


전복 자체가 가격이 있는 재료이다 보니 단가 자체가 저렴한 편은 아니지만, 어디 가서 전복 메뉴를 이 가격에 먹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벽 옆에도 메뉴가 크게 붙어 있는데 전복구이도, 전복뚝배기도, 전복회덮밥도, 전복 돌솥비빔밥도 다 너무 먹고 싶었...ㄷ.... 전복구이랑 오징어순대도 사이드로 시키고 싶고 먹고 싶은게 왜 이렇게 많은지 - 


결국 우리가 주문한 건 전복뚝배기 2인, 전복돌솥비빔밥 1인, 그리고 오징어순대.
주문한 음식이 나왔는데 정말 한상 가득 나왔다. 
해초류와 새우장, 그리고 젓갈류, 김치가 기본 찬으로 나왔고 떡도 입가심 디저트마냥 나온 듯 했다. 
전복뚝배기를 시키면 미니 전복죽도 주는데 속풀리고 참 맛있다.
전복돌솥비빔밥은 전복 큰게 하나 들어가 있고 나물들과 다른 고명들과 같이 비벼 먹는데, 고급스러운 돌솥비빔밥이었다.


오징어 순대, 처음 먹어보는데 참 맛있다.
속초에 오징어 순대 맛있는 곳이 그렇게 많다는데 다음에 한 번 가서 먹어보고 싶다.


맛있는 메뉴는 크게 보라고, 다시 한 번 찍는 메인 메뉴들.
둘다 딱 보기에도 느껴지겠지만 재료 아끼지 않고 아주 푸짐하게 담겨져 있다.
특히 전복뚝배기는 무려 24,000원의 가격이지만 안에 들어있는 가리비, 조개, 새우 등등 해산물들을 생각하면 비싸다고 생각되지 않는 퀄리티였다.

메뉴가 정갈하고 푸짐해서 어르신들 모시고 오기에도 좋을 것 같다.



이렇게 한끼 야무지게 먹고 오늘 일정은 끝이 났다.
아침 9시-10시쯤 서울에서 출발해서 이렇게 강릉 해안도로 슬쩍 돌고 오니 오후 4시쯤 된 것 같다.
당일치기라고 하기에는 딱 반나절 쓴 여행이었다. 콧바람 실컷 쐬고 왔으면서도 너무 피곤하지 않은 일정 👍

물론 운이 좋게도 갈 때는 차가 하나도 막히지 않았고, 돌아올 때도 그닥 심한 정체가 없어서 가능했던 일정. 
나중에 날 좋은 날, 또 한 번 드라이브 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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