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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깥세상 구경하기/외식

용산역/신용산역 기러기 둥지

by 잉슈슈 2021. 4.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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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탄에서 야무지게 갈비를 뜯은 날 저녁, 와인이 땡겼다.
평소에는 소맥파인데, 이상하게 분위기 좋은 곳에서 달달한 와인을 먹고 싶은 센치한 저녁

용산 근처에 적당한 가격의 분위기 좋은 곳이 많지 않은 것 같았는데,
오빠가 기가 막힌 핫플레이스를 찾았다.
20/30대가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가성비 좋은 와인바? 와인집?
힙한 분위기 풀풀 넘치는 곳.


 

"여기맞아?" 라고 묻게 되었던 입구. 기러기 둥지 2주년 파티 포스터 없었으면 몰랐을지도 - 

 

역에서 좀 떨어진 곳이라 비가 엄청 오는 날에 걸어야 하는 게 힘들었지만 결과적으로는 매우 만족. 

외벽에 간판이 있지는 않아서 입구가 3층인 것을 모르고 좀 헤맸다. 
사실 3층에 올라가 문을 열기 전까지만 해도 "응?" 의아했다. 
와인 맛집이라는데 닫혀진 문이 인터넷에서 본 사진과는 좀 다른 분위기였기 때문이다. 

 

 

마구잡이로 쌓여진 영수증들, 내부 분위기와 어울리지 않는 창문에 붙어있는 스티커 등등 바 내부를 참 재밌게 꾸며놓았다.

 


문을 딱 열었을 때 나도 모르게 웃음이 새어나왔다. 
생각했던 것보다 더 근사한 곳이었다. 
술마시기에 그리 늦지 않은 저녁시간이었던 것 같았는데도 이미 손님들이 꽤 있었다. 
다른 사람들이 있어 사진을 제대로 찍지 못한게 아쉽네. 


 

 

 

바 테이블에 앉아 분위기에 심취하다가 메뉴판을 보는데, 
이런데 많이 와봐야 알지, 어렵다 O_O 
으으 메뉴는 오빠한테 맡기기. 
메뉴판은 하나밖에 없어서 다른 사람이 보고 있으면 여유를 갖고 기다려야 한다. 
우리 뒤에도 주문해야 하는 커플이 있어서 흔들려도 호다닥 대충 후루룩 찍었다. 


 

 

우리가 시킨 메뉴는 레드와인 La purisima, 그리고 Brie cheese in the oven. 
원래 스파클링 와인으로 시켰었는데 마침 그 술이 똑 떨어졌다네 - 
괜찮아요 괜찮아요 뭘 먹어도 뭘 마셔도 행복할 거 같아요. 


 

 

오븐에 구운 브리치즈도 너무 맛있었다. 
견과류 정말 싫어하는데 여기 올라간 견과류는 크런키 과자, 오트밀 시리얼바 같은 느낌. 
그리고 이번에 추가로 그 위에 잼을 올려보셨다고 한다. 
정말 치즈만 딱 나오면 좀 아쉬울 뻔 했는데 초코 뿌린 크래커와 내가 너무 좋아하는 올리브까지 알찬 구성이다. 


아쉬우면 맥주를 한 잔 더 할까 했는데, 안주 하나에 와인 한 병 나눠먹으니 알딸딸. 
기분이 딱 좋다! 
매번 이렇게 글 쓸 때마다 느끼는 건, 사진 좀 제대로 이쁘게 찍을껄. 
맨날 먹느라 다른 사람들 눈치보느라 호다닥 찍어서 엉망이다. 
내가 느꼈던 그 분위기가 하나도 안나와 : ( 


간판도 제대로 없고 후기도 찾기 힘든데도 어떻게 다들 알고 오시는지, 
손님이 끊이질 않았다. 이렇게 입소문이 나는 곳인가. 
힙하고 특별한 공간, 가성비 좋은 메뉴에 나도 기회되면 꼭 또 다시 가고 싶은 곳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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