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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기록/W.

예물은 가성비 18k 커플링, 혼주한복은 박선희 한복

by 잉슈슈 2023. 5.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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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준비 하면서 하나하나 꼼꼼히 기록하고자 했는데, 준비기간이 짧다보니 막상 쓰려고 하면 사진들이 없다.
사실 준비기간은 핑계고, 점점 지쳐갔던 것 같다.

오늘도 그날의 기억, 내 생각이 거의 주가 되는 후기.

 

예물, 종로 가성비 금은방


앞서 우리는 예물 예단 등의 절차는 모두 다 생략하기로 했다.
그럼에도 예물이라는 이름이 나온다?

본래 예물이란 신랑 신부가 기념으로 주고받는 물품을 말한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남자는 시계, 여자는 명품백이 공식 예물이라고들 하던데. 한 쌍의 커플이 결혼하는데 공식이란게 어딨을까. 오빠도 나도 별로 관심이 없었다.

그래도 6년간의 연애기간 동안 커플 운동화, 커플 에어팟 케이스는 했어도 커플링은 없었으니까 이 기회에 결혼 반지는 맞춰야 하지 않을까 싶어 '예물'의 의미라기 보다는 '커플링'이라는 의미로 결혼 반지를 맞추기로 했다. 커플링이니까 다이아몬드 이런 것도 필요 없이 딱 18k의 금반지면 충분했다. 무늬도 필요 없고 디자인도 필요 없는 진짜 깔끔한 반지.

요즘엔 명품 브랜드도 종로 금은방도 획일화된 디자인이고 비슷비슷하게 생긴 반지들이기 때문에 세공비를 들여 우리만의 반지를 만든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것 같았다. 그리고 둘 다 반지를 잘 끼고 다니는 성격이 못되어 어차피 옷장 깊숙한 곳에 모셔둘 것 같았다. 그저 우리 결혼했다는 징표? 증빙? 뭐 그런 것일 뿐 1년에 5번을 낄 수 있을까 싶었다. (나는 또 워낙 잘 잃어버리니)

업체는 인터넷으로 검색하다가 친구가 결혼 당시 저렴하게 했다길래 도매가로 해준다는 소개 아닌 소개를 받고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결정했다. (딱히 사장님께 소개받았다는 얘기는 못했기 때문에 특별한 할인은 받지 못했다.)

사장님께 듣기로는 명품 브랜드에도 납품하기 때문에 명품 브랜드랑 똑-같다며, 각인도 까르띠O로 쓰면 어떻냐고....
이때부터 뭔가 잘못 흘러가고 있음을 느꼈다. 저희는 명품 브랜드를 원하는 게 아니고, 특별한 디자인을 원하는 것도 아닌데요.. 그냥 서로의 애칭을 반지 겉면에 새기고, 안쪽에는 우리가 연인이 된 날짜를 새기기로 했다. (결혼 기념일은 사진이나 기록이 많아 기억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만난 날짜는 꼭 년도가 기억이 나질 않아 반지에 새겨버렸다)


반지는 보름 ~ 3주 정도 걸렸다. 결혼식 한달 전 주문해서 결혼식 2주 전에 받은 반지 😭
티파니 쇼핑백과 같은 색의 쇼핑백에 담겨있던 커플링이자 결혼반지.
사장님이 자꾸 명품 브랜드를 의식하시는 느낌.

후기를 말하자면 현명하게 잘 알아보고 잘 선택한 것인지, 잘 모르겠다.
그래도 금액적으로 내가 생각한 예산 안에서 원하는 반지를 구매했기 때문에 만족한다. 

내가 생각한 예산은 반지 두개 합쳐서 200만원, 원하는 반지는 18k, 무늬가 최대한 없는, 다이아 따위도 없는 심플한 디자인. 
웨딩북 어플에서 열심히 찾아봐도 그 예산 대에서 18k로 반지를 맞추기 힘들어 보였는데 다행이다 ! 


근데 조금 의문인 것은 보통 18k 금이 얼마나 들어가는지 중량 등을 기록해준다고 하는데 보증서나 그런 기록이 하나도 없었다. 금액도 손가락 굵기에 따라 중량이 달라져서 금 시세 가격과 시공비를 더해서 처음 견적 금액과 최종 금액에 변동이 있고 뭐 이런 복잡한 절차가 있다고 했는데, 여기는 처음 "얼마입니다." 입금하고 끝.

18k 잘 산 것 맞겠지? 아직까지도 의문이다. (다시는 그럴 일이 없을 것 같긴 하지만) 만약 반지를 다시 맞춘다면 정확하게 중량 써주고 세공비랑 분리해서 금액을 안내해주고 보증서까지 야무지게 체크해주는 곳에서 구매할 것 같다. 

이 반지는 결혼식 때 깜빡하고 놓고가서 결혼식 당시 감성샷 한 컷 못 찍고 서랍 속에 잠들어 있다.
솔직히 커플링 있었으면 안했을 듯

이번의 경험으로 혹시 다른 분들이 종로나 강남에 브랜드가 아닌 웨딩링, 커플링 등을 구매할 때 미리 고려해야 할 것들을 써보자면,
 - 충분한 검색을 통해 원하는 디자인들은 검색해보고 포트폴리오처럼 보여줄 수 있도록 캡쳐해 놓는다.
   (색상이나 반지 굵기는 막상 껴보면 안어울려서 달라질 수 있지만, 그래도 처음부터 취향을 보여주면 시간과 고생이 줄어든다.)
 - 방문 당일의 금시세를 꼭 확인. 업체에서도 반지에 금이 어느 정도 들어가는지 물어보고 금시세를 곱해본다.
 - 세공비와 금값을 분리해서 금액을 따져본다.
 - 보증서 주는지 확인하고, 반지 호수(사이즈)에 따라 금이 더 들거나 덜 들 경우의 비용 역시 체크한다.

반지든 목걸이든 금은방 자체를 처음가봐서 뭘 알았어야지.. 다이아몬드가 포함되면 따질 것들이 더 많아져서 난이도가 올라가는 듯.

나는 반지에 만족했지만, 결혼한 지 한 달이 지난 지금도 이 업체에 대한 의구심이 들고 아무 문제가 없는 건지 자신이 없어서 업체명은 따로 기재하지 않을 예정이다.

 

혼주 한복, 박선희 한복


내 드레스보다 더 신경쓰였던 것이 어머님들 한복이다.
주변 이야기나 인터넷에서 결혼 썰을 듣다 보면 요 혼주 한복 때문에 양가 어머님들의 신경전이 어마어마하다고.

보통 저고리나 치마 색 둘 중 하나를 맞추고, 다른 하나는 붉은 계열과 푸른 계열로 고르는데 서로 원하는 색상 톤이 다를 경우 애를 먹는다고.. 우리도 어머님은 저고리를 짙은색으로 붉고 푸른 계열로 하고 치마 색을 통일하기를 원하셨고, 엄마는 저고리를 베이지 톤으로 맞추고 치마를 붉고 푸른 계열로 하기를 원했었는데, 어머님이 망설임 없이 엄마의 뜻을 따라주셔서 화목하게 고를 수 있었다.
어머님께 정말 지금까지도 너무 감사한 부분이다 ❤.❤

두 분이 같은 시간대에 와서 상담 받으시면 부담스럽고 불편하실 것이라 생각했는데 서로 봐주면서 의견도 나누고 , 얼굴도 한 번 더 보고, 좋은 기회였다. 생각해보면 우리보다 세상을 훨씬 많이 겪으신 분들인데 정말 괜히 걱정했네- 분위기가 꽤 좋아서 끝나고 함께 식사 했으면 좋았을 것 같은데, 내가 센스가 좀 부족했다.

요즘에는 꼭 두 분이 함께 고르지 않고 따로 예약을 잡아서 편하게 입어본다고도 한다. 그러는 경우 원장님께서 알아서 두 분이 어울리게 잘 조율해 주신다고 한다. 각각 장단점이 있는 듯.

생각보다 가격 부담도 꽤 되는데, 저렴한 거 골랐다가 재질이나 색상, 상태 안좋으면 그만큼 난처한 상황도 없다.
일단 한복을 맞출 건지, 맞춤대여를 할 건지, 그냥 대여를 할 건지 부터 결정해야 하는데, 요즘에는 대여도 많이 하시는 추세이다.

다만 예쁜 디자인은 대여가 많이 나가기 때문에 사용감이 느껴지기 때문에 예민하신 분들은 맞춤대여를 한다고 한다.
맞춤대여란 대여이기는 하지만 사이즈나 색감을 원하는 것으로 골라서 새로 만든 한복을 입고 반납하는 것이다.
나는 맞춤대여까지도 생각했었는데 어머님들은 그냥 대여를 원하셨고, 감사한 마음으로 .. 받아들였다.

결혼식 당일, 양가 어머님 모습. 내 눈엔 그저 너무 곱다.
어머님과 우리 엄마의 치마색 톤을 맞추지는 않았었다. 어머님은 쨍한 색상이 어울렸고 우리 엄마는 파스텔톤을 원했는데 저고리 톤을 맞추니 둘이 너무 잘 어울리기도 하고, 너무 똑같은 톤이 아니어서 개성도 있고.
사실 신부 어머님이 입는 붉은 계열 한복은 핑크가 참 화사하게 좋은데, 신랑 어머님이 흔히 입는 흐릿한 파스텔 톤의 청색은 단아한 맛은 있어도 잘못하면 좀 올드해보이는 느낌이라, 쨍한 파랑색이 예뻐보인다. 이것도 개취 - 


보통 신랑신부도 연회장 인사할 때 한복 많이 입는다고 하는데, 우리는 폐백이 없었기 때문에 굳이 한복을 입어야 하나 싶었다. 한복을 맞춘다고 해도 그 뒤에 입을 일이 없이 짐이 될 것 같았고, 한 번 입기 위해 대여하기에는 그 금액이 아까웠다.
오빠는 그냥 정장 입고 나는 연회장 인사용으로 원피스 하나 사서 입기로 했다. (드레스 말고 일상에서 입을 수 있는 그런 원피스)

사람 성격에 따라 다른 것 같은데 나는 확실히 '결혼식'이라는 것에 오글거리고 그 하루를 위해 많은 시간과 비용, 정신적 육체적 노동이 필요하다는 것이 아직도 이해가지 않는 성격이라 최대한 특별하지 않게 나와 오빠를 서로의 지인에게 소개하는 자리였으면 했었다.

 

사촌 언니 결혼식 때 이모가 여기서 하셨는데 그 때 한복이 너무 이쁘고 원단도 고와서 믿고 방문한 업체다. 청담에 위치한 한복 전문점 치고 가격이 그렇게 부담스럽지 않으면서도, 동네에서 10만-20만원 대로  맞춘 한복과는 느낌이 다르다. 고급스러움이 확실히 다른듯.

나는 한 분당 30만원-50만원으로 예산을 생각했고, 지인 할인과 원장님의 배려 덕분에 예산 내에서 생각보다 저렴하게 결정할 수 있었다. 만약 상담 중 한복을 입어보았는데 당일날 결정을 못하고 다시 입어보러 오고 싶다 한다면 드레스샵과 마찬가지로 피팅비 3만원을 내야 할 수도 있다. 엄마도 처음 입어본 날 선뜻 결정하지 못해 처음에 피팅비를 냈고, 원장님께서 나중에 계약하고 피팅비를 돌려주셨다.

한복의 퀄리티도 좋지만 원장님이 전문가라는 게 딱 느껴졌었다. 
두 어머님의 체형과 외모에 어떠한 한복이 어울리는지, 어머님의 취향도 존중해주시면서 적절한 한복을 쏙쏙 맞춰주셨다.
정말 안 어울리는 조화라면 단호하면서도 어르고 달래는 느낌. 전문가 포스 😎
속치마의 부한 정도를 체형에 맞게 골라주시는 것도 그렇고, 한복 입었을 때는 어떠한 자세여야 하는지까지 설명해주시는데 든든했다.

어울리는 뒷꽂이도 무료로 대여해주시는데 다만 잃어버릴 경우를 대비해서 보증금을 받으신다.
여러 종류가 있어 맘에 드는 것 여러 개 대보고 그 중에 고르면 된다. 그 외에 노리개, 신발 등도 모두 대여해주시기 때문에 어머님들 결혼식 준비가 수월하다.

결혼식 전날 가지러 가거나, 당일 샵으로 배송도 가능하다고 하셨는데 우리는 전날 준비해두기를 원했다.
반납은 결혼식날 정신 없으니 다음날까지 반납해도 된다고 하셨는데 오빠랑 내가 두 분거 다 챙겨서 신혼집 들어가면서 반납했다. 한복은 정말 잘 고른 것 같았고, 누군가가 대여든 구매든 한복에 대해서 물어본다면 소개해드리고 싶은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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