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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깥세상 구경하기/외식

서울대입구 오마카세 스시 려

by 잉슈슈 2021. 9.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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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와 내 생일이 있는 8월은 맛집 많이 다니는 달 : )
이상하게 8월만 되면 좋은 곳 맛있는 곳 다니고 싶더라
이번에 우리 생일을 위해 가기로 한 곳은 아직 한 번도 가보지 못한 "오마카세"
맨날 인터넷이나 티비로만 보고, 가격 보면서 ㅎㄷㄷ 해서 주저했는데,
이번엔 날도 날이니만큼 한 번 가보자며 오빠랑 다짐했었다. 아니 다짐만 했었다....
몰랐는데 유명하고 좋은 오마카세집은 다 예약제로 되어 있었다며, 전날이나 당일 예약은 불가능하다는 것.
몰랐지, 가봤어야 알지..
그 와중에 오빠가 찾아낸 당일 예약도 가능한 곳, 심지어 집 근처인 서울대입구역에 있었고.
가격도 다른 곳보다 훨씬 저렴한 곳, 구성도 나쁘지 않았다.
오빠는 해산물을 즐겨 먹지 않아 비린맛이나 호불호 갈리는 것은 잘 못 먹는데
여기는 그래도 꽤 대중적인 입맛을 고려해 코스를 구성한 것 같았다.
근데 스시 오마카세는... 보통 주방장님이 앞에서 촥촥 하나씩 놔주셔야 하는데... 늦게 예약해서 다찌석은 없었다.
전화로 예약하는 도중 테이블석도 괜찮냐고 여쭤보셨는데, 선택지가 없는 우리는 "네네- 괜찮습니다."

저 멀리 보이는 다찌석. 우리도 저기.... 다음엔 꼭 저기.... 저런 데..
근데 또 낯가림 심한 우리 둘은 앞에서 샬라샬라 준비해주시면 부담스럽고 불편할 것 같기도 하고 -

어쨋든 구성은 똑같고 셰프님의 요리하는 모습을 못보는 것 뿐이니까 괜찮아요.

저녁 식사는 두 타임으로 돌리는 것 같았고, 다들 시간에 맞춰 와서 먹을 준비 중!
일단 스시에는 술이 있어야 하니 술도 주문했다.
2차로 와인을 또 먹을 거기 때문에 적당하게 하이볼과 맥주로.
음식이 차례로 나오기 시작하는데, 다들 블로그 보면 오마카세는 음식 설명을 엄청엄청 하시던데들.
나도 이번만큼은 기억나는 것 위주로 설명충이 되어보기로 한다.

우리가 먹은 건 7만원, 디너 오마카세.

처음은 차완무시.

대부분의 오마카세에서 볼 수 있는 첫 요리인만큼 차완무시를 처음 딱 먹는 순간 이 가게의 맛있음 정도를 평가할 수 있다는 글도 보았다...(나는 절대 아니지-)

직원분께서 해주신 설명은 까먹었지만 그냥 계란찜은 분명 아니고 오일이 들어가서 그런지 더 부드러웠다.
중간중간 씹히는 저 동그란 알갱이는 바삭한 누룽지 식감. 뭔지는 정말 기억나지 않아요.

광어, 방어, 참치, 양념된 문어.. 맞나..
다른건 다 적어놨는데 이 것만 안 적혀있다.

광어, 참치, 문어는 맞는 것 같은데 저 껍질 있는 생선이 방어가 맞던가 ....?

어쨋든 광어는 소금에 콕 찍어 먹기를 꼭 적극 추천하셨다.
회를 소금에 찍어 먹는 건 처음이었는데 오 - 새로운 조합이었다.

촌스러운 초장파였는데 회를 이렇게 먹으니 고급지구나.

김 위에 올라가 있는 건 가리비 관자, 그리고 쌍둥이 전복과 찍어먹는 소스는 전복 내장.
원래 전복죽이나 전복 요리에 나오는 내장은 씁쓸한 맛 때문에 좋아하지 않는데
전복 내장으로 조리한 이 '소스'는 내가 아는 전복 내장과는 아예 맛이 달랐다.
그저 비리고 씁쓸한 맛이라고 생각했는데 엄청 크리미한 맛있는 맛이었다.
전복으로 싹싹 긁어 먹는데 접시까지 뚫어버릴 뻔.
전복 내장이 순수하게 저 맛이라면 참 잘 먹을텐데.
오빠도 잘 먹는 것 보니 크게 호불호가 갈리지는 않겠구나 싶었다.

다음은 모시조개국.
일반 스시집에는 장국이 기본인데, 여긴 국물부터가 다르구만.
맛은 그냥 무난한 조개국이었다. 크게 감탄하지는 않았고, 조개를 안 먹는 오빠는 쳐다보기만 했었던 것 같다.
그래도 스시 먹다 목 막힐때 한 숟가락 호로록할 국물은 있어야지 암요암요.

다음 음식은 민물장어.
이건 정말 입에서 녹았다.
데리야끼 양념이 되있는 장어인데, 역시 민물장어가 바다장어보다 더 부드럽고 덜 생선 같다.
양념도 촉촉하니 한 접시 더 하고 싶었던 메뉴.

드디어 스시가 나왔다.
12pcs 중 첫 번째 접시로 6pcs가 나왔는데 여기서 다시 한 번 다찌가 아닌게 아쉬웠다.
위에부터 참돔, 참치 아가미, 한치, 참치뱃살, 새우성게알, 잿방어
새우 성게알을 제외하고는 일반 스시집에서도 쉽게 맛볼수 있는 스시들.
그만큼 무난한 스시들이기 때문에 오빠도 나도 잘 먹을 수 있었다.
흔히 볼 수 있는 스시들이었지만, 확실히 질은 훨 좋은게 느껴졌다.
고기 같은 참치와 훨씬 찰진 한치. 느므 맛있어.
성게알을 처음 먹어보는데 바다향 물씬해서 새로운 경험이었다.
이런 맛이었구나.

다음 나온 건 카이센동.
나한테는 낯선 메뉴였는데 직원분이 설명해주시길 "성게알, 연어알, 다진 참치뱃살이 들어가 있어요. 잘 비벼서 김에 싸드시면 됩니다." 라고-
남의 말 잘듣는 사람이기에 열심히 비벼서 정확히 김 네 개에 나눠서 잘 싸먹었다.
아까 새우랑 먹었던 성게알을 생각해서 바다향 그득그득할 줄 알았는데, 김이랑 함께 먹어서인지 고소한 맛이 강했다.
이건 민물장어와 함께 또 먹고 싶다 생각났던 메뉴.

다음은 새우튀김과 꽈리고추튀김.
새우튀김은 말해 뭐해요. 원래 내가 좋아하는 튀김이고.
꽈리고추 튀김도 어디서 쉽게 먹지 못하는 튀김이었는데 잘 어울렸다.
꽈리고추라면 멸치볶음에 들어간 것밖에 먹어본 적 없었는데, 이렇게도 맛있구나.

스시 2차전이 시작되었다.
위에부터 금태, 전어, 고등어, 병어, 바다장어, 교쿠 라고 설명해주셨는데
흠칫하면서 오빠 눈치 봤던게 전어와 고등어 초밥.
딱 봐도 등푸른 생선, 비릴 수 있는 초밥인데 다행히 이 것도 오빠 입맛에도 합격.
(속마음은 아닐 수도 있는데, 그 때는 어쨋든 괜찮다고 했다.)
고등어 초밥은 신선하지 않으면 엄청 비리고 탈도 잘나는데 살코기 마냥 보들보들하게 맛만 좋았다.
바다장어는 앞에서 양념이 듬쁙 밴 너무 맛있는 민물장어를 먹어서 그런지 아쉬웠다.

마지막으로 시원한 냉모밀.
냉모밀 역시 무난한 냉모밀. 특별할 것 없었다.
내 입맛에는 좀 심심한 냉모밀 육수였다.
평소 냉모밀을 많이 안먹어서 잘은 모르겠지만, 보통 좀 더 자극적인 육수 맛이었던 것 같은데.
심심해서 오히려 좋았다. 한창 배불렀는데 마무리 음식으로 깔끔하게 식사를 마친 느낌이었다.

찐막임을 알려주는 디저트, 아이스크림이었다.
녹차와 초코를 고를 수 있었다.
평소라면 초코인데 너무 배불러서 단거까지 들어가면 머리아플꺼 같았던 나는 녹차맛
오빠는 초코맛.
하나씩 시켜서 반반씩 먹었는데 아이스크림은 뭐가 더 맛있나 고를 수도 고를 필요도 없잖아 -
녹차맛 아이스크림 위에 올려진 바삭바삭한 크런키가 참 잘 어울렸다.

메뉴판 떼샷. 단품 초밥도 있었지만 왠만하면 배불러서 오마카세만으로도 배부르지 싶다.
음식 메뉴는 딱 한장, 나머지는 다 주류 - 

 

아쉬우니까 한 번 더 찍은 다찌석.
정말 다음에 오마카세를 가면 꼭 미리 예약하고 저 자리에 앉아봐야지.
스시 6개를 한판에 먹는 것도 좋았지만, 그래도 같은 가격이라면 셰프님이 하나하나 놓아주시는 음식이 더 대접 받는 기분이랄까.......
나중에 부른 배 두들기면서 찾아보니 여기가 미들급 오마카세라고 한다.
뭐 오마카세도 등급이란게 있나 본데, 그 중에서도 가성비 가심비 참 좋은 곳이라고.
음. 이번에도 야무지게 잘 찾아왔구나 싶었다.
다음에는 다른 오마카세도 도전해바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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